'동학개미' 50일… 순매수 1위 삼성전자, 수익률은 SK이노가 1등
SK이노베이션 72%로 최고 수익률, 삼성전자 13% 그쳐
삼성SDI·셀트리온헬스케어·LG화학도 50%이상 수익률
지난달 7일 조모(43)씨는 삼성전자 (48,400원▼ 400 -0.82%)주식을 4만9000원대에 매입했다. 5만~6만원대를 오르내리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아래로 떨어져 저점이라고 봤고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1개월 이상이 지난 11일(오전 기준)에도 4만9000원 전후다. 조씨는 "별로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기대보다 수익도 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3월 19일 코스피지수가 1500(종가 1457.64) 이하로 떨어지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조씨처럼 직접 투자에 나섰다. ‘동학개미운동’으로까지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붐이 일어난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연계 파생상품 등에도 투자했지만 국내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등 대형주에도 많은 돈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같은 대형주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었다. 3월 19일부터 5월 8일까지 50여일 간 7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도 있지만 10%가 약간 넘는 수익률에 그친 종목도 있다.
일러스트 = 박상훈
개인 투자자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주식 10종목을 살펴보면 1위는 삼성전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3월 19일부터 5월8일까지 50여일 동안(거래일 기준 33일) 삼성전자를 2조2609억4500만원(4873만4600주)어치 순매수했다.
또 현대차 (93,700원▼ 800 -0.85%)를 5970억1100만원(707만5600주) 순매수해 개별 종목 중 2번째로 많이 샀다. 이어 삼성SDI (287,000원▲ 1,500 0.53%)셀트리온헬스케어 (88,800원▲ 800 0.91%)KB금융 (32,250원▼ 550 -1.68%)LG화학 (345,500원▼ 7,000 -1.99%)SK하이닉스 (84,500원▼ 500 -0.59%)SK이노베이션 (97,600원▼ 1,000 -1.01%)삼성생명 (46,950원▼ 700 -1.47%)신한지주 (29,800원▼ 250 -0.83%)순으로 많이 매수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 관련 주식과 바이오헬스 분야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형 금융지주 등에 주로 투자한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종목은 대형주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주식들"이라며 "왜 개인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투자심리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래픽=박길우
3월 19일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투자수익률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 기간 5만7300원에서 9만8600원으로 4만1300원이 올랐다. 수익률로는 72.07%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폭락으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최근 유가가 반등에 성공하고 있어 이런 요인들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50%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도 많았다. 삼성SDI는 56.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주가가 10만2500원 상승했다. 10개 종목 중 수익률 2위다. 또 셀트리온헬스케어(53.8%), LG화학(53.2%)도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생명(49.3%)과 현대차(43.3%)가 40%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한지주(33.8%), KB금융(25.9%), SK하이닉스(23.1%)도 20~30%대의 수익률을 보였다. 개인이 가장 많이 투자한 삼성전자는 13.6%의 수익률을 기록해 10개 종목 중 가장 수익률이 저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반도체가 음식의 쌀과 같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해 투자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외국인들이 최근 매도를 많이 하면서 주가는 크게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에 수익률이 많이 올라갈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