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사주? 실체없어, 검사 관여 확인되면 사과 용의”…국민면접에 20만명 몰려
윤석열, ‘고발 사주’ 질문 집중…의혹 부인
이준석과 ‘녹취록 공방’ 원희룡 “너무 죄송”
허경영과 회동한 안상수에겐 “소속 정당이 어디냐”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황교안·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 등 대선 후보 6명이 10일 각 22분씩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에게서 ‘국민 면접’을 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정치권 관심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네티즌 흥행에는 성공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면접자로 참여한 전날은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10만여명이 시청했지만, 이날은 20만여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윤석열 후보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이 면접 현장 화면에 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처음부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진 전 교수는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넘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뭐든 문제가 되면 정치공세로 몰아가서 빠져나가려는 것 아닌가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 초안을 준 것으로 확인되면 사과할 것이냐’는 김 대표 질문에도 “명확하게 확인이 되면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을 사과할 수 있겠지만, 빨리 조사해야 한다” 말했다.
‘메이저 언론’ ‘주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등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메이저 언론’ 발언에 대해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를 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아내 김건희씨가 이번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와 과거 인터뷰를 했던 것에 대해선 “사전에 인터뷰하기로 약속한 것도 아니고, 아내가 거기에 답변한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120시간 노동’에 대해선 “화이트칼라 전문직에 대한 얘기로, 일반화시켜서 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면접이 끝나기 직전 사회를 맡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오늘은 도리도리 안 하시네요”라는 한 네티즌의 질문을 읽었다. 윤 전 총장은 “아하하하”라며 크게 웃으며 면접을 마쳤다.
국민의힘 하태경 대선 경선 후보(오른쪽)가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을 마친 후 원희룡 후보와 악수를 하며 스튜디오를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준석 대표와 통화 녹취록 공방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당 대표 ‘준스톤’을 가장 먼저 지지하기도 했고 응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아직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또라이라고 생각하느냐’를 첫 질문으로 받았다. 그는 멋쩍게 웃으며 “표현이 과했던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처 예상 못 해서 나름대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한시적으로 정규직의 10%까지 신규채용 조건부 해고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와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가 “그것이 어떻게 고용 창출이 되는가”라고 따지자, 하 의원은 “올드 좌파에서 많이 벗어났는데 노동만 못 빠져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하 의원은 “(진 전 교수) 기업 다녀보셨냐”며 “저는 그래도 기업 생활을 4년 했는데 그나마 대기업과 협력해야 임금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윤석열 후보(오른쪽)가 앞서 진행된 황교안 후보의 면접을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이 지역구인 박진 의원을 향해서는 “서민의 고통을 알 수 있냐”라고 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진 전 교수는 “대선에 나온 분이 공식적인 매체들에 보도되지 않은 걸 유튜브만 보고 발언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와 연쇄회동을 했던 안상수 후보에 대해서는 “소속 정당이 어디냐. 국가혁명당인 줄 알았다”는 말이 나왔다.
면접이 끝난 후 진 전 교수는 소감을 묻자 “결국 면접관들이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 당을 도와주는 거라 생각하고, 후보들 그릇의 크기도 가늠할 수 있을 거 같았다”며 “조롱하고 모욕한 게 아니라 존중의 의미에서 열심히 면접에 임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진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면접관은 오른쪽부터 김준일 뉴스톱 대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상수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