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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만 40세 여성이 이끈다…차기 CEO 후보에 최수연 내정

지은찬 2021. 11. 17. 23:59

81년생 ‘이해진 측근’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
C레벨·CIC대표 건너뛴 파격 인사
이해진 경영쇄신 의지 반영
이해진 영향력 확대·국내 사업 경험 미흡 우려도
한성숙 내년 3월 임기 1년 남기고 물러나기로
신임 CFO 후보에 금융 전문가 김남선 책임리더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네이버

네이버(NAVER)는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조직장)를 차기 최고경영책임자(CEO) 후보로 내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네이버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최 책임리더를 신임 CEO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 책임리더는 사내에서 젊은 여성 엘리트로 평가받는다. 1981년생으로,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입사해 4년 동안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일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직했고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경력을 이어가다가, 2019년 네이버로 돌아와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도와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다.

 

이번 인사는 현재 한성숙 CEO 아래에 본사 C레벨 임원, 사내독립기업(CIC) 대표, 총괄을 건너뛰고 그 아래인 책임리더급에게 CEO직을 물려주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최 책임리더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며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라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최 책임리더는 이 GIO와 함께 일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안다”라며 “경영진에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경영체계를 쇄신하겠다는 회사의 승부수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로 이 GIO의 사내 영향력이 더 커질 거란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GIO가 심복처럼 데리고 있던 최 책임리더를 CEO 자리에 앉힌 건 결국 경영에 있어 이 GIO가 본인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 안팎에선 최 책임리더가 비록 젊은 엘리트지만 경험이 짧고, 특히 지금 담당하는 글로벌 사업이 아닌 국내 사업의 운영 능력에 있어선 기대에 못 미칠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최 책임리더는 CEO 자리에 오른 후 이 GIO와 함께 조직문화 쇄신을 우선과제로 삼고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5월 개발자 죽음 사건을 계기로 고질적인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이 GIO는 연말까지 경영진 교체를 통해 괴롭힘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된 조직문화를 개선함으로써 괴롭힘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성숙 CEO는 임기가 오는 2023년 3월까지 1년 4개월 정도 남았지만, 현재 괴롭힘 문제의 책임자로서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혔다. 다른 C레벨 임원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외부의 평가가 나오던 상황에서 네이버 내부에선 최 책임리더가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후보 내정자.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후임에도 젊은 임원인 김남선 책임리더를 내정했다. 김 책임리더는 북미 웹툰 플랫폼 왓패드 인수, 신세계·이마트 지분교환 등 빅딜을 주도했다. 서울대 공과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라자드,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 회사에서 10여년 금융 전문가로 일하다가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 CEO와 박 CFO는 내년 3월까지 두 책임리더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이후 네이버 안팎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라며 “구체적인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