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5 S펜 탑재 고민하는 삼성…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갤Z폴드5, S펜 탑재 가능성 커져
디지타이저 인식도 고도화 필요
울퉁불퉁 ‘주름’도 해결해야
난제 많아 신기술·신소재 도입 ‘필요’

삼성전자(57,500원 ▲ 400 0.7%)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Z폴드5′에 S펜이 탑재될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 현장에서 S펜 탑재 여부를 묻는 말에 “연구 중”이라는 삼성전자 입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S펜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두께, 디지타이저(S펜의 움직임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 주름 등의 여러 가지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아직도 일반 막대형 스마트폰에 비해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시리즈에 S펜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S펜의 두께를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S펜이 가늘어질수록 필기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S펜 탑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은 2025년까지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50%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삼성의 목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폴더블폰이 단종 순서를 밟고 있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판매량을 대체하거나 넘어서야 한다. 특히 대화면의 사용자 경험을 가진 폴더블폰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S펜 탑재가 필수적이다. IT 커뮤니티 등에서 “갤럭시Z폴드에 S펜을 탑재해달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탓이다.
최원준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전략제품개발 팀장(부사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의 삼성 브리핑에서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S펜 내장을 검토 중이다”라며 “최대한 두께를 얇게 만들면서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적의 S펜 형태에 대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 ‘S펜’ 품은 갤Z폴드5 나올까
지난 2019년 처음 출시된 갤럭시Z폴드에는 S펜이 없었고 3세대인 갤럭시Z폴드3에 와서 처음으로 S펜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펜을 기기 내부에 꼽아 보관하는 내장형이 아닌, 외부 케이스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때문에 S펜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내장 방식이 아니라 보관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출시된 갤럭시Z폴드3에서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내장형이 아닌, 별도 수납 방식을 채택했다.
애초 폴드3에 S펜이 탑재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선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위한 ‘완성도 고도화’에 개발 중점을 두면서 S펜 내장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S펜보다 갤럭시Z폴드 보급화에 장벽으로 인식되는 무게나 두께를 줄이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세대 힌지(경첩)에 비해 가벼운 2세대 힌지를 개발하면서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 S펜을 내장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일반 바(Bar)형(7.0~8.0㎜대) 스마트폰보다 두께가 얇은 폴더블폰(펼쳤을 때, 6.3㎜)에 S펜을 내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 S펜의 두께도 현재보다 얇아질 필요가 있다. 현재의 S펜은 외장형이기 때문에 필기감만을 위해 설계됐지만, 내장형의 경우 필기 성능은 물론, 두께와 길이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추가로 고민해야 한다.

갤럭시Z폴드 시리즈가 매년 무게와 두께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S펜 탑재를 위해 다시 무게와 두께를 늘리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긴 어렵다. 특히 커버와 메인 등 2개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대화면이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많아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배터리 용량을 낮추기도 어렵다. 결국 세대를 바꾸는 신기술이나 소재 대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폴더블폰 특성상 접었다 펴는 부분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필기감이다. S펜을 내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길이와 두께를 줄여야 한다.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에서도 S펜의 두께가 너무 얇아 정확한 필기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갤럭시Z폴드에 내장을 하기 위해 S펜의 두께를 과도하게 줄일 경우 오히려 필기감이 좋지 못해, 소비자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면서, 기존 S펜보다 더 가늘면서 사용성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상황이다.
최 부사장도 “폴더블폰 기기의 두께를 포기하고 S펜을 넣을지, S펜을 포기하고 기기 두께를 줄일지가 현재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최대 현안이다”라며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는 최적점을 찾겠다”고 했다.

◇ 디지타이저, AI 처리론 한계… 주름 개선도 필요
디지타이저와 주름 문제도 S펜 내장을 고민하게 만든다. 갤럭시Z폴드2까지 S펜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디지타이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타이저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정보기술(IT) 장치에서 손가락과 펜 등 도구의 움직임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주는 입력장치다.
현재 갤럭시Z폴드 시리즈에는 대화면을 반으로 나눠, 좌우에 직사각형 형태의 디지타이저 2장이 탑재돼 있다. 문제는 디지타이저 2장이 만나는 부분, 즉 폴드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서 인식이 안된다는 점이다. 삼성은 디지타이저가 마치 한 화면처럼 구동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갤럭시Z폴드3부터 S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S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기감을 높이는 필압(筆壓) 등 기술력 향상이 필요하다. 결국, 필기를 할 때 순간적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는 전자기공명(EMR) 컨트롤러에서 AI로 처리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마치 진짜 펜을 사용하는 듯한 필기감을 주기 위해서는 기술 방식이나 하드웨어 등 설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갤럭시Z폴드4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화면의 내구성을 담당하는 ‘메탈 레이어’가 빠진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내장형 S펜은 얇게 설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펜심이 더욱 얇아질 수 있다. 일반 S펜보다 화면이 받는 충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Z폴드4에서 메탈 레이어를 대신해 새로운 소재로 레이어를 강화했는데, 화면의 내구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S펜 지원의 걸림돌은 또 있다. 갤럭시Z폴드4가 주름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는 주름이 남아있다. 주름은 S펜의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는 접을 때 안쪽에는 압축력이, 바깥쪽에는 인장력(물체를 늘어뜨리거나 잡아당기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반복해서 디스플레이를 접을 경우 표면이 깨지거나 갈라지고 주름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은 주름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설계 변경이나 새로운 소재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주름과 관련해 “어떻게 하면 구조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디스플레이 소재 측면에서 변형이 최소화되는지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며 개선책을 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