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 터널 끝 보인다”… 삼성전기, JY가 점찍은 MLCC 가동률 높인다
中, 필리핀 등 국내외 주요사업장서 MLCC 생산 확대
전기차 수요 반등하며 고부가제품 위주 성장 모색
이재용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MLCC, 힘받는 삼성전기
트렌드포스 “올해 삼성전기 MLCC 점유율 9%p 증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이 오랜 불황 끝에 오는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최대 MLCC 제조사인 삼성전기는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서서히 마무리되면서 전장 제품군을 중심으로 MLCC 생산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 필리핀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서 MLCC 생산라인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측은 “구체적인 가동률 증가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시황 개선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장용 제품 비중이 늘면서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IT 제품 시장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통상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장용 MLCC는 스마트폰용 MLCC보다 평균 판매단가가 2~3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최신 스마트폰 1대에 MLCC 1000개가량이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 1대에는 1만~1만5000개가량의 MLCC가 들어간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장 사업은 확대되고 있다”며 “업체들의 선제적 재고 조정으로 가동률 부담이 줄어들어 전장 부문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LCC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눈여겨보는 미래 먹거리이기도 하다. 전자제품 전반에 쓰이는 MLCC는 반도체에 공급되는 전력량을 일정하게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는 이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분야다.
이 회장은 2020년과 지난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첨단 MLCC 분야 등에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 24일에는 중국 톈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MLCC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시장조사업체들도 삼성전기의 활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의 자동차용 MLCC 생산 능력 점유율은 올해 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점유율은 지난해(4%)보다 9%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이 분야 글로벌 상위 5개 회사 중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일본 무라타, TDK, 타이요 유덴 등 기존 시장 강자들의 생산 능력 점유율이 전년 대비 3~5% 가량 줄어드는 것과 대비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매출 2조495억원, 영업이익 12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68.5%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는 각각 4.12%, 27.4% 증가하며 전 분기 대비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 2분기부터 전장 부문을 바탕으로 업황이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