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잡아라" 온라인 전략 짜는 롯데 사장단

2019. 7. 18. 15:01일상다반사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 16~20일 진행 중
e커머스 성장 전략 수립에 CEO들 관심 집중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가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번 하반기 회의에서는 계열사별 중장기 전략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지난 17일에는 롯데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유통부문(BU)을 논의했는데요. 롯데 유통부문 사장단은 중장기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원준 유통 BU장은 전날 밤을 새우고 아침 일찍 출근해 회의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장단 회의를 앞두고 준비할 게 많았다는 후문인데요. 이날 발표를 맡은 백화점, 마트, e커머스, 홈쇼핑 등 4개사 대표들도 전략 발표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잠실 롯데월드 타워를 떠나고 있다./ 안소영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온라인 전략, e커머스 공세에 대비한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 전략 등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업체들의 공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실적이 안 좋아지고 있어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전략을 많이 얘기했다"며 "고객에 대한 정의를 새로 해서 다시 고객들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주력인 유통부문은 온라인 시장 성장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1% 줄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5.5% 줄어든 바 있습니다.

명품 구매 고객들로 선방하고 있는 백화점도 고민이 많습니다. 신규출점이 쉽지 않고 온라인 시장 성장세에 오프라인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는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1분기 기준 국내·외 백화점 5곳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날 유일하게 기자들과 만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회의에 들어가면서 "(백화점 40주년과 온라인 통합 작업 모두)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쥬라기월드 특별전 같은 체험형 마케팅을 늘리고 신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김포공항점에 공룡 체험을 할 수 있는 ‘쥬라기월드 특별전’을, 건대점에 VR테마파크인 ‘몬스터VR’을 선보였습니다. 손님을 모으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롯데쇼핑의 지난 5년간 재무 정보./ 롯데쇼핑 홈페이지

 

문영표 대표가 이끄는 롯데마트도 긍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롯데마트의 1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3.6%를 기록했습니다. 할인점은 1인 가구와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출점·영업규제, 노동정책 변화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분야는 e커머스 전략이었습니다.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 등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쿠팡, 마켓컬리 같은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전략에 대한 발표에 경영진이 관심을 가졌다"며 "온라인 전략에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그룹의 유통부문은 온라인에 밀리는 오프라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에 더욱 치중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내년 3월까지 쇼핑부문의 완전한 온라인 통합작업을 이루어내고, 2023년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2 023년까지 온라인 통합앱에 들어간다고 알려진 투자액(추정치)만 해도 8000억입니다.

한편, 롯데그룹은 남은 3일간 사업부별 전략을 계속 논의할 계획입니다. 18일에는 화학부문, 19일에는 호텔·서비스 부문, 20일에는 통합 세션이 예정돼있습니다. 마지막 날 통합 세션에는 각 계열사가 사업 전략을 다시 한번 발표하고, 이에 대해 다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