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9. 04:09ㆍ카테고리 없음
달러 사 모았던 자산가들, 차익실현 위해 매도
3월 환율 더 올라…"달러 보유 움직임 두고 봐야"
지난달 개인 달러예금의 감소 규모가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자 그간 달러를 사 모았던 자산가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0년 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달러화예금 잔액은 585억4000만달러로 전월대비 63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전체 외화예금 감소폭(64억7000만달러)은 지난해 3월(-65억3000만달러) 이후 최대로, 이 중 대부분이 달러였던 셈이다.
AP연합뉴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1월말 1191.8원이었던 환율이 2월말 1213.7원으로 오르자 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꿔 차익실현을 한 것이다.
개인 달러예금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1월말 153억5000만달러에서 2월말 138억3000만달러로 한 달 간 15억2000만달러 줄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경기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해부터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지난해 3월 115억달러 수준이었던 개인 달러예금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150억달러대로 불어났다. 그러다 지난달 환율이 1200원대로 가파르게 오르자 그동안 모아놨던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조성되면서 달러를 매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이달 들어 환율이 더 올라 오히려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환율이 급등할 당시 오히려 개인들이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달러 보유를 늘리기도 했었다.
기업들도 달러 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말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447억1000억달러로 47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환율이 오르자 결제자금을 담아뒀던 계좌에서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