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한겨울에도 韓 냉장고 수출 활황… ‘가동률 126%’

2020. 12. 3. 06:25카테고리 없음

코로나로 ‘집콕’... 먹거리 저장할 냉장고 수요 급증
美 시장에 공급 멕시코 생산기지 코로나로 타격 수혜
삼성⋅LG전자 제품 부산항 등에서 한달 대기도 잦아

국산 냉장고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겼지만, 국내 공장은 운영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냉장고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점유율도 상승세다.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한국 기업들은 공장에서 평상시 1.26배에 달하는 생산량을 쏟아내고 있다.

 

 

LG전자 냉장고를 배송하는 미국 유통업체 로우스 직원. /LG전자 제공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한국의 냉장고 수출액은 5억7000만달러(약 6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늘었다. 무역협회는 "코로나19 이후 홈코노미(홈+이코노미)가 새로운 소비 추세로 자리잡으며 식재료 보관을 위한 냉장고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 ‘홈코노미’에 美 냉장고 수입 늘어… 삼성·LG 점유율 상승세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유망품목 AI 리포트’ 첫번째 대상으로 냉장고를 선정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망 품목과 수출 대상국을 추천하는 리포트다. 보고서는 주요 58개국 국내총생산(GDP)과 인구, 관세, 규제, 통관지수 등 9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 냉장고를 미국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프랑스, 인도, 스페인 등을 냉장고 수출 유망 국가로 제시했다.

경기 침체에도 올해 6~8월 미국 냉장고 수입 증가율은 전체 품목을 상회하고 있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냉장고 공간별 맞춤형 온도설정과 음성·스마트 기능에 대한 미국인들의 수요가 높아 국산 냉장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우수한 품질과 편의 기능 등을 강점으로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해 온 결과"라고 했다.

실제 한국 기업의 미국 냉장고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올 3분기 매출 기준 미국 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5.5%, LG전자가 18.5%였다.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이 44%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23.8%, LG전자 18.5%에서 1.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위인 미국 월풀(Whirlpool) 점유율은 이 기간 16.7%에서 15.8%로 줄어들었다.

미국 환경청이 선정하는 에너지스타 '최고효율(Most Efficient)'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 2도어 냉장고.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는 국내 생산비중이 높은 삼성전자·LG전자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북미와 유럽보다 감염자 확산세가 상대적으로 낮다. 해외 생산 기지가 코로나19로 삐걱대는 와중, 국내 공장은 가동에 큰 차질이 없는 상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생산하던 물량도 국산이 대체하고 있다"며 "부산항 등 주요 항만에 가전제품이 쌓여, 한달이상 대기해야 하는 일도 잦다"고 전했다.

 



◇ 코로나에도 한국 공장은 ‘풀가동’... LG전자 공장 가동률 126%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한국산’ 냉장고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8년 18%던 미국 내 한국산 냉장고 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9월까지 24.3%를 기록하고 있다. 6.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멕시코산의 미국 내 점유율은 이 기간 63.4%에서 57%로 떨어졌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미국·캐나다 수출이 수월해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운영하는 국가다. 그러나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어 공장 가동과 물류에 차질이 크다. 멕시코는 지난 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10만7071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10만5655명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세계에서 11번째, 4번째로 많다. 현재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2000명가량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LG전자 창원 공장 등 국내 주요 가전 공장은 모두 ‘풀 가동’ 중이다. 밀려드는 주문에 특근 등으로 생산능력 이상을 뽑아내고 있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냉장고 291만6000대를 만들었다. 생산능력은 분기당 231만5000대였지만, 가동률을 125.9%로 끌어올려 추가 주문을 소화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가동률 104.9%를 21%포인트 상회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지난해 준공한 미국 테네시 공장도 자동화율이 높아 코로나19 타격이 작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