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1. 04:20ㆍ카테고리 없음
최종 경쟁률은 335.4대 1
증권사, 추첨으로 균등배분 물량 나눌 계획
올해 첫 공모주 대어(大魚)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개인 투자자 대상 청약 증거금에 63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청약 증거금 규모로 사상 최대다. 역대 1위였던 카카오게임즈(58조5542억원)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불러 일으킨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 증거금 보다는 두 배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10일 오전 서울 양천구 NH투자증권 목동WM센터 입구. /권유정 기자
10일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개 증권사에 모인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을 위한 증거금은 6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NH투자증권 증거금이 23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6조2110억원), 미래에셋대우(13조6196억원), 삼성증권(4조2042억원), SK증권(3조3174억원), 하나금융투자(2조7013억원) 순이었다.
올해 정부가 전체 공모주 절반을 최소 청약 단위만 청약해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배분’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증거금이 몰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전체 공모주는 2295만주로 일반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573만7500주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잔여 주식이 생기면 모집주식의 최대 5%(76만5000주)까지 일반 청약자에 배정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균등 배분 물량은 약 220만주다.
이날 최종 경쟁률은 335.4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첫 날과 마찬가지로 배정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삼성증권경쟁률이 443.23대 1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371.54:1), NH투자증권(334.32:1), 미래에셋대우(326.33:1), 하나금융투자(284.79:1), SK증권(225.18:1)이 뒤를 이었다.
전날까지 눈치게임을 벌이던 투자자들이 이날 한번에 몰려들면서 오전부터 경쟁은 치열했다. 청약 접수가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인 오전 11시 기준으로 통합 경쟁률은 168.04대 1을 기록해 전날(75.87:1)의 두 배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후 오후 2시에는 278.5대 1로 급증했다.
다만 최종 경쟁률이 지난해 SK바이오팜의 경쟁률인 323.02대 1은 뛰어넘은 가운데, 빅히트(606.97:1), 카카오게임즈(1524.85:1)에는 못 미쳤다.
한편,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청약을 넣어도 1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균등배분은 배정물량을 청약건수로 나눠 균등하게 배정해주는 방식인 만큼, 반대로 청약건수가 배정물량을 넘어버리면 모두에게 건당 1주가 배정될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의 청약건수는 39만5920건으로 균등 배분 물량인 14만5928주를 웃돌았다. 삼성증권은 균등 배분 물량 50%를 모든 청약자에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분한 뒤 남은 50% 수량도 비례해서 배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나금융투자도 14만5928주가 균등 배분 물량인데 청약은 이보다 많은
20만9594건이 접수됐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에 청약한 사람 중 31만3658명은 균등배분 물량을 1주도 못받는다는 의미다.
이 밖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에서는 균등 배정으로 최소 1~2주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증거금 약 1억원으로 3000주를 청약했을 경우 균등배정 1주와 비례배정 4주 등 최소 5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