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규모 줄었지만, 女·外人 임원 대폭 확대…남초 거센 반도체도 변화

2021. 12. 10. 04:08카테고리 없음

지난해 10명에서 올해 17명, 전체 임원인사 중 8.6%
비스포크·폴더블 인기에 세트 부문 다수 배출
D램 설계부터 파운드리 공정 분석까지 여성 임원 포진

 

 

삼성전자는 9일 여성 12명, 외국인 5명을 포함한 198명을 승진시키는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였지만 여성과 외국인 임원 승진은 오히려 늘리는 모습을 그렸다. 조직 혁신과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으로 꼽히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계열사인 삼성SDS와 삼성전기에서도 이런 기조가 목격됐다.

 

삼성전자는 9일 2022년도 임원인사를 단행, 여성 12명과 외국인 5명을 포함해 모두 198명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전체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 214명보다 16명 줄었고, 역대 최대 승진자를 기록한 2013년말 227명과 비교해 29명이 적다. 그러나 여성·외국인 승진자 수는 지난해 10명에서 올해 17명으로 되려 증가했다. 전체 임원 승진자 가운데 여성·외국인 비중도 지난해 4.7%에서 올해 8.6%로 뛰었다.

 

맞춤형 생활가전 비스포크,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3 등의 인기로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이 통합된 세트(SET)부문에서 다수의 여성·외국인 임원이 쏟아졌다. 베스트바이,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인 주드 버클리 세트부문 SEA법인(미국) 모바일 비즈장의 경우 미국 스마트폰 매출·점유율 확대 등 모바일 사업 성장 견인을 인정 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양혜순 세트부문 생활가전사업부 CX(소비자경험)팀장 부사장은 가전 개발과 상품전략을 경험한 가전 전문가로 비스포크 컨셉을 개발해 맞춤형 가전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유진 무선사업부 UX(사용자경험)팀장은 40대 부사장 승진 대상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홍 부사장은 모바일 제품의 UX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이 된 홍유진 무선사업부 UX팀장(왼쪽)과 양혜순 세트부문 생활가전사업부 CX팀장. /삼성전자 제공
 
 

외국인 임원 중에는 올라프 메이 세트부문 SEG법인(독일) IM 세일즈&마케팅 상무와 오양 지 DS부문 중국총괄 상무의 승진이 눈에 띈다. 올라프 상무는 유럽 모바일 영업 전문가로, 독일 내 스마트폰 판매 확대, 웨어러블 사업 고성장, 판매 채널 다각화 등을 통한 매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내부에선 평가한다. 오양 지 상무는 중국 화북지역 반도체·디스플레이 영업 담당 팀장으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기존 고객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 중국 매출 향상에 힘썼다.

삼성전자 내 여성 경쟁력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다수 임원 승진하면서 회사 분위기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보나 세트부문 생활가전사업부 경험기획그룹장 상무는 가전 영업과 상품기획 전문가로, 소형 가전 기획 및 가구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비스포크 제품군의 경쟁력과 소비자 경험을 강화했다. 이지영 세트부문 무선사업부 전략제품디자인그룹장 상무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의 디자인을 주도, 플래그십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현정 세트부문 한국총괄 리테일 커뮤니케이션그룹장 상무는 삼성라이브스토어 구축 등 브랜드 체험형 리테일로의 혁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상무로 선임된 오름 메모리사업부 D램설계팀 상무(왼쪽부터), 연지현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영업팀 상무, 정신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제품기술팀 상무. /삼성전자 제공
 
 

유독 남초(男超)가 강한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사업)부문에도 여성 임원 약진이 돋보였다. 오름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설계팀 상무는 D램 제품의 데이터 패스 설계, 모바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설계한 전문가로 임원에 올라고, 연지현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영업팀 상무는 시스템온칩(SOC), 센서 등 비메모리 제품 영업 전문가로 제품 개선 등에 힘을 보탠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신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제품기술팀 상무는 파운드리 공정 평가·분석 분야 전문가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성 바람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계열사 전반에 불었다. 이은주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 상품혁신팀장은 부사장으로, 임지현 물류사업부 전자통합사업그룹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주영업 전문가로 중소형 패널 매출을 늘린 손서영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A영업그룹장을 상무로 올렸다. 삼성전기 역시 여성 신규 임원으로 혁신센터에서 근무하는 최유라 상무를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