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7. 23:57ㆍ카테고리 없음
코스피, 1년7개월 만에 장중 2400 붕괴
금리 인상 기조에 리츠 수익률도 하락 우려
20개 리츠 평균 6.2% 하락…개인투자자 고민 깊어져
인플레이션 시대 방어주로 꼽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긴축 행보에 증시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금리 인상에 따라 기대 수익률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인플레이션 시대 피난처로 꼽히던 리츠마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 20개 종목의 주가는 최근 2주(6월 3일~6월 17일)간 6.2%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각각 8.6%, 10.4% 하락한 코스피와 코스닥보다 선방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20개 리츠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 수익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이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배당을 통해 돌려주는 상품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
리츠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확대하자 주목을 받았다. 리츠는 일반 펀드와 달리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꾸준한 배당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좋은 투자처로 꼽힌다. 실제로 ‘KRX 리츠 TOP 10 지수’에 포함된 리츠는 올해 들어 이달 2일까지 6.8% 상승하며 같은 기간 각각 10.7%, 13.8% 하락한 코스피·코스닥지수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츠 자산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리츠 운용자산 규모는 79조 610억원이다. 지난 2020년(65조2701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규모가 21.2% 증가했다. 정부도 올 하반기(7~12월) ‘공모·상장 리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8조원 규모인 상장 리츠 시가총액을 2027년까지 6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년 만에 시총 7배 증가를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리츠에 대한 기대와 달리, 리츠 역시 수익률 하락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인 증시 환경이 부진한 데다 한국은행도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면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통상 한국은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 현재 한미 중앙은행의 금리 상단은 모두 1.75%로 같지만 미 연준은 다음 달 또 한 번의 빅스텝(금리 75bp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임대료 수익을 전부 배당하기 때문에 장부에 현금을 남기지 않고, 부동산 투자 시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며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기존 자산과 새로 살 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시대 리츠만 한 자산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2500억원 이상 리츠 9개를 분석했을 때 평균 잔여 대출 만기는 2년4개월로 실질적인 이자 비용 증가는 2024년 하반기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리츠가 가진 오피스와 주유소, 물류센터 등의 자산 가치와 임대료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에 배당 수익률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