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 대세된 기업용 SSD… 삼성·SK, 전 세계 70% 점유

2022. 8. 29. 11:21카테고리 없음

반도체 수요 급감에도 성장세 계속
2분기 매출 전 분기 대비 31% 증가
데이터 센터 등에 탑재 고성능 요구
삼성전자 압도적 1위, 소비재 감소 영향
이동·저장·처리·관리 차세대 솔루션 개발

 

 

                                                삼성전자 포터블 SSD T7 실드 모습.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올해 2분기 전 세계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성장세는 계속됐다.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급감한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과 달리 기업용 SSD는 데이터 센터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기업용 SSD 시장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1.3% 증가한 73억2000만달러(약 9조7900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낸드플래시 수요가 하향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올해 1분기(14.1% 증가)를 넘어서는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SSD는 자기 디스크를 사용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달리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첨단 반도체를 사용하는 만큼 처리 속도가 빠르고 소음과 전력 소모가 적다. 또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HDD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고 가격 대비 저장 용량이 작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픽=손민균
 
 

SSD 시장은 기업용 SSD와 소비자용 SSD로 나뉜다. 기업용 SSD는 주로 데이터 센터와 서버 등에 사용되고, 소비자용 SSD는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탑재된다. 전체 시장에서 기업용 SSD가 차지하는 비중은 55% 정도로 소비자용 SSD보다 10%포인트 많다.

 

기업용 SSD는 소비자용 SSD 대비 고성능을 요구한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용량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가 필요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첨단 낸드플래시 기술을 기업용 SSD에 앞다퉈 적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기업용 SSD는 소비자용 SSD보다 더 비싸고 수요도 더 많다. 기업용 SSD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1~2위 자리를 휩쓸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SSD와 함께 기업용 SSD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기업용 SSD 매출을 32억6000만달러(약 4조3600억원)로 전체 시장의 44.5%를 점유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을 앞세워 올해 2분기 17억8900만달러(약 2조3930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24.4%로 업계 2위다.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WDC)이 각각 7억9800만달러(약 1조670억원·10.9%), 7억6600만달러(1조250억원·10.5%)로 뒤를 이었다. 일본 키옥시아는 7억800만달러(약 9500억원·9.7%)로 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직원이 SSD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를 검사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눈에 띄는 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만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줄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기업용 SSD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49.6%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웨스턴디지털, 키옥시아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각각 0.1%포인트, 3.9%포인트, 1.3%포인트 올랐다. 마이크론의 경우 올해 2분기 점유율과 전년 동기 점유율이 그대로 유지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기업용 SSD 생산량을 줄이면서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타 소비재 주문이 줄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기업용 SSD 생산 능력을 하향 조정했다”라며 “삼성전자는 차세대 전송 규격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동, 저장, 처리, 관리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서버 시스템의 공간 활용도를 높인 페타바이트 스토리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에 최적화된 메모리 시맨틱 SSD, 스토리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등이 대표적이다. 페타바이트 스토리지는 저장용량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최소한의 서버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메모리 시맨틱 SSD는 작은 용량의 많은 데이터의 읽기·쓰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텔레메트리는 SSD가 사용되는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점을 사전에 감지해 리스크를 낮춘다. 최진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부사장은 “혁신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인공지능, 머신러닝, 고성능 컴퓨팅 등 다양한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