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동연에 “복제약값 올릴 수 있게 해달라”

2018. 8. 6. 23:58일상다반사

김동연 부총리, 이재용 부회장과 간담회
규제완화-투자·고용 빅딜 다시 꺼내
“삼성이 성장동력 선도적 역할을”

바이오산업 규제완화 등 검토 밝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배웅을 받고 있다. 평택/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배웅을 받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내건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구체적인 규제완화 요청을 적극 수용하는 대신 대기업은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혁신”을 거듭 강조하며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특정 대기업의 사업과 연계해 투자·고용 약속을 주고받는 식의 규제완화는 사실상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취임 뒤 첫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 남짓 진행된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 쪽에서) 바이오 분야 규제개선 등에 대한 요청이 있었다. 상당히 구체적인 건의와 애로사항 전달이 있어, (정부가) 일부는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고 또 다른 일부는 좀더 검토하겠다고 답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에선 유일하게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참석했고, 정부 쪽에선 김 부총리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 등의 차관과 함께 보건복지부 국장급 간부가 배석했다. 삼성 쪽은 이날 바이오 외에 평택단지의 안정적인 전력확보 방안, 5G 등 미래 성장산업의 경쟁력 제고, 핵심 산업기술 보호방안 등에 대해서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삼성 쪽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특히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약가를 높이거나 자유로운 가격 결정 권한을 달라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국내에서 약가 결정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업체 사이의 협상으로 결정된다. 신약의 경우 비교적 높은 약가가 책정되는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되는데, 주로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약가를 올려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기를 원한 셈이다. 삼성 쪽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경우 신약(오리지널) 약가도 30% 강제 인하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경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삼성 쪽 건의처럼 업계 자율로 약가가 결정될 경우 약가의 적정성을 신뢰하기 어렵고, 환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부분 때문에 

반론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의가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는 할 수 있지만 약값은 국민 부담이나 건강보험 

재정과도 연결돼 있는 문제인 탓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쪽은 이날 김 부총리에게 “바이오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또 이날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 경제의 대표주자인 삼성의 역할이 크다.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며 “또 동반성장 모범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한편, 

국민적 지지와 국내외 투자가들의 신뢰가 바탕이 될 수 있도록 투명한 지배구조 정립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삼성 쪽도 “3년간 정부와 함께해온 스마트팩토리 보급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투자 독려에 나선 뒤 줄곧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