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가 모르는 신재생 에너지 투자” 경제학 박사 유튜브…알고 보니 ‘불법 투자 사기’

2023. 6. 26. 17:35금융이야기

금감원, 신재생 에너지 투자 빙자한 불법 유사수신업체 주의보
피해자, 홈페이지 가입 유도
홈페이지엔 허위 HTS로 투자수익 눈속임
신재생 에너지 전문 기업체 명의 도용

 

 

 

 99%가 모르는 신재생 에너지 자동투자, 3분만 따라 하면 돈이 계속 들어옵니다.


                                   불법 유사수신업체가 투자 사기를 위해 제작한 유튜브 영상./금융감독원 제공
 
 

#지난 4월 A씨는 유튜브에서 경제학 박사라는 B씨가 신재생 에너지 사업분야가 유망하다고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A씨는 B씨가 소개하는 업체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투자금 6000만원을 입금했다. A씨는 투자금 입금 후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표시된 거래내역과 잔고를 확인했고, 하루 만에 실제로 약 3% 수익이 나 투자금이 6153만원으로 불어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이후 A씨는 해당 업체 상담센터 대화방을 통해 수익금 인출을 요청했으나, 이 업체는 차일피일 인출을 미루더니 홈페이지 회원에서 A씨를 탈퇴시키고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차단했다. 사기를 당한 A씨는 알고 보니 자신을 현혹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한 B씨가 불법 유사수신 업체와 짜고 경제학 박사로 눈속임한 배우임을 알았다.

 

금융감독원이 26일 천연가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빙자해 투자를 유도한 뒤 자금을 편취하는 불법 유사수신 등 투자 사기에 대한 주의보를 내렸다.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하면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올린다고 투자를 유도하는 이 사기 수법은 지난 3월 27일 최초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관련 피해상담·신고 건수는 36건에 달했다.

 

불법 업체들은 유튜브를 통해 경제학 박사를 사칭하는 투자 광고 동영상으로 투자자를 유인했다. 영상에서 박사를 사칭한 배우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천연가스 베이시스 거래, 태양광 에너지 등의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면 위험 없는 차익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며 홈페이지 가입을 유도했다. 불법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허위의 사설 거래시스템(HTS)을 설치하고 잔고·거래량 등이 표시되도록 조작해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일부 불법업체들은 실제 기술력을 보유한 신재생 에너지 전문 기업체의 명의를 도용하여 투자자를 속이는 등 신·변종 사기 수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현혹했다. 불법 업체의 대표 홈페이지에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체가 실제로 취득한 특허증, 표창장, 증명서 등을 도용해 게시해 피해자를 속였다. 이들은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원금과 이익을 보전한다”라는 허위의 약관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불법 유사수신업체가 제공하는 허위약관./금융감독원 제공
 
 

특히 불법 업체는 홈페이지·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만 활동하는 특징을 보였다. 투자자들과 유선·대면 상담 등은 하지 않고 홈페이지 및 카카오톡 대화방 등으로만 접촉하는 등 자신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아 투자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거나 사기를 의심하면 손쉽게 홈페이지·카카오톡 대화방을 폐쇄하고 잠적하는 행태를 보였다.

 

금감원은 잠적한 불법 업체는 업체명과 홈페이지 등만 바꾸어가며 동일한 사기 수법으로 투자자의 자금을 편취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유튜브 등을 통해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올린다며 홍보하면 불법 유사수신 등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등 생소한 분야의 투자를 유도하며 각종 증명서 등을 제시하는 경우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유선·대면 상담을 거부하는 업체에 대한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투자 전에는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불법 유사수신 업체로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